북한의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1990년대 경제난과 2002년 7 · 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본 연구는 1990년대 이후 경제난과 2000년대 초반 개혁적 조치의 과정에서 비공식경제가 부상하면서 노동시장이 이중화되었다는 점과, 특히 여성들이 노동시장의 비공식 경제 부문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북한 공식-비공식 노동시장의 형성을 시기별로 분석하고 비공식부문에서 여성 경제활동의 확대를 살펴보았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경제난, 2000년대 초반 개선조치, 2000년대 후반 개혁에 대한 축소 노력기 등 세 시기를 거치며 비공식경제가 활성화되었다. 남성가부장 및 가구중심의 배급제라는 제도가 유지되는 가운데, 경제난 시기부터 여성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비공식 부문에서의 경제활동을 확대시켜 왔다. 비공식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여성의 노동이 활성화되고 경제력이 강화되는 한편, 여성노동의 비공식성이 확대되는 양면적 특징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즉, 1990년대 경제난 이후 북한의 공식경제와 비공식경제의 분절이 심화되기 시작하면서 사회주의적 노동관리 체계와 북한의 가부장적 제도의 특징으로 인하여 비공식 노동시장이 여성을 중심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는 서구나 동아시아의 이중노동시장 논의는 물론이고,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구사회주의 국가인 동유럽 국가와도 다른 북한 노동시장의 독특한 특징으로 설명될 수 있다. 북한 공식-비공식 노동시장 형성과 여성에 대한 본 연구는 기존의 이중노동시장론 및 통일 이후 노동시장에 대한 연구에 주는 함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